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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26 12:22:43, 조회 : 4,801, 추천 : 0 |
“그동안 먹은 과자 찜찜” 중국산 피해가는 카트
한겨레 | 기사입력 2008.09.26 08:31
[한겨레] 대형 매장 과자 코너 가보니
포장지 뜯어보기 "커피 크림 하나도 꼼꼼히"
가공식품 원료 산지 표시 강화 요구 높아져
25일 오후 이마트 용산점 과자 코너. 다른 코너에 손님들이 북적이는 것과 달리 과자 코너는 한산한 모습이었다. 가끔 과자를 집어드는 사람들도 이전과 달리 포장지에 적힌 표시사항을 꼼꼼히 살피고 있었다.
24일 식품의약품안전청이 해태제과 등 2개 업체의 과자에서 멜라민이 검출됐다고 발표한 뒤, 중국산 가공식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소비자들은 중국산 과자류에 대해서는 전지분유나 탈지분유, 유청분말 등 중국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분유 성분이 원료로 사용됐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중국산은 아예 사지 않으려는 태도다.
이마트 용산점 과자 코너에서 만난 김혜성(36·용산구 보광동)씨는 "집에 아이들뿐 아니라 시부모님이 함께 살아 쌀과자류를 자주 사먹었는데, 해태 '미사랑 카스타드'에서 멜라민이 검출됐다니 너무 찝찝하다"고 말했다. 김씨는 "국내 제과업체 제품이라 당연히 한국에서 만든 줄 알았다"며 "이제부터는 가공식품을 살 때 제품 원산지와 원료 산지 표시를 꼼꼼히 챙겨볼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커피를 사러 온 한여경(30·용산구 효창동)씨도 일회용 커피가 많이 들어 있는 대형 포장지의 표시사항을 살펴보고 있었다. 한씨는 "중국산 커피 크림도 홍콩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고 해서 일회용 커피에 들어 있는 크림이 중국산인지 확인하고 있는 중"이라며 "원료 산지 표시가 하나도 없어 국산 재료를 쓰는지 외국산을 쓰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롯데마트 서울역점 베이커리 코너에서 빵을 산 박순자(40·중구 만리동)씨는 "당분간 과자류는 사고 싶지 않아 아이들 간식용으로 중국산 원료를 쓰지 않은 빵을 샀다"며 "앞으로 과자뿐 아니라 식품은 중국산을 사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매장의 가공식품 담당자 신경숙씨는 "중국 분유 사건이 터진 뒤 매장에서 식품을 살 때 원산지나 함유성분 등을 꼼꼼히 살펴보는 고객이 늘었다"고 말했다.
중국산 멜라민 분유 사건 때문에 가공식품의 원료 산지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 가공식품의 원료 산지 표시규정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소비자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 진정란 팀장은 "50% 이상 들어 있는 원료가 아닐 경우 원료 함량 1, 2순위까지만 원산지 표시가 의무화돼 있고 그 다음으로 많이 들어간 원료는 원산지 표시를 하지 않아도 되는 현행 원산지 표시규정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 분유가 들어간 수입 과자류들이 탈지분유나 유청분말이 10% 안팎의 함량으로 네번째, 다섯번째로 많이 들어간 원료인데도 표시규정에 따라 원산지 표시를 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윤영미 기자 youngmi@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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