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2009년도 학교급식 지원계획을 수립했다. 서울시의 학교급식 지원계획안에 따르면 시는 내년도 학교급식과 관련한 지원예산으로 44억 7000만원을 책정할 예정이다. 그러나 학생 건강증진 및 학생·학부모 급식불안 해소를 위한 학교급식 지원계획이라는 취지가 무색하게 전체 예산 중 40억 7000만원은 보육시설과 유치원, 초등학교 오븐기 구입비용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정작 양질의 안전한 학교급식을 위해 지원하겠다는 우수 식재료 지원에는 10개 초등학교에 4억원의 예산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말이 학교급식 지원계획이지 학교 오븐기 지원계획이나 다름없는 상황이다. 오븐기 납품업체들을 제외하곤 누구도 환영하고 있지 않은 황당한 계획안이 수립된 것이다.

서울시 관내 초·중·고등학교가 1200여개가 넘는 상황에서 고작 초등학교 10개 학교에 4억원으로 우수 식재료 구매비용 차액을 지원하겠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다. 물론 내년도 시범학교 운영을 통해 식재료 공급체계의 시범운영과 식재료 개선효과를 분석하겠다는 발상이나 이 또한 서울시 전체 학교의 1%도 안 되는 학교를 대상으로 사업을 수행하면서 실효성 있는 효과분석을 내오겠다는 것은 아이러니다.

지난 2006년 집단 식중독 사고 이후 학교급식법이 개정돼 2010년부터는 모든 학교의 학교급식을 직영으로 전환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현재 전국 학교급식의 직영전환 비율만 놓고 보더라도 전국 위탁급식 평균비율이 11.4%로 대부분의 학교에서 직영으로 학교급식을 공급하고 있으나 이와는 대조적으로 서울시는 위탁급식 비율이 46.7%에 달하고 있다. 그만큼 학교급식에 있어서만큼은 서울시의 안전 불감증이 위험수위에 놓여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서울시가 관내 학교들의 적극적인 직영급식 전환을 위한 구체적인 사업과 그에 따른 예산을 수립하지 않는 것은 학생들의 안전한 먹을거리 제공에는 관심이 없다는 것으로 밖에 비춰지지 않는다.

현재 타 자치단체의 내년도 친환경 학교급식 지원예산안을 살펴보면, 전남 359억원, 경북 174억원, 충남 123억원, 경남·제주 48억원, 대전 43억원 등이다. 내년도 전체 예산규모 21조원인 서울시가 세계적인 디자인도시를 외치며 외형 가꾸기만 열을 올리고 있는 사이 우리의 학생들은 그만큼 위험을 감수해야할 지도 모를 일이다.

정현철 기자 webmaster@dongbunews.co.kr

2008년 11월 26일 703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