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경찰, 부친·계모 방임혐의 조사도심 주택가에서 영양실조에 걸린 10대 세 자매가 발견됐다. 경찰은 아이들을 방임한 부모를 대상으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기 고양경찰서와 고양시는 지난 21일 고양시 덕양구 토당동의 한 다세대 주택 반지하에서 10대 세 자매가 돌봄을 받지 못해 영양실조 증상을 보인 채 생활하고 있는 것이 한 목사에 의해 발견됐다고 29일 밝혔다. 이 목사는 “공장에서 일을 하고 싶다”며 찾아온 ㄱ양(18)의 거동이 이상해 이날 이 방을 찾았다. 방 안은 한겨울인데도 냉기로 가득했다.
ㄱ양은 잦은 발작과 뼈에 심각한 염증이 있었다. 막내(15)는 대퇴부 골절로 거동을 못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막내는 고양시의 무한돌봄센터의 도움으로 지난 23일 8시간에 걸친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치료가 너무 늦어 1년 이상 휠체어 생활을 해야 할 형편이다.
조사결과 이들은 지방에서 일하는 아버지(47)와 5~6년간 떨어져 지내면서 누구의 보살핌도 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첫째인 ㄱ양은 고등학교 진학을 못했으며 둘째는 중학교 2학년 때 중퇴했고, 막내는 초등학교만 졸업하고 방 안에서 누워 지냈다.
이들은 생활비가 없어 최근 2년간 난방용 가스를 일절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아버지는 식당 일을 하며 사우나를 전전하는 계모(49)에게 매달 80만원을 송금, 세 자매를 돌보도록 했다. 그러나 계모는 2년 넘게 세 자매의 집을 방문하지 않은 채 월세 23만원과 생활비 15만원 등 매달 38만원만 송금한 것으로 조사됐다.
세 자매에게는 ‘난방 하지 말라’고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보내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세 자매를 방치한 아버지와 계모를 상대로 아동복지법을 위반했는지 조사 중이다. 경찰은 혐의가 드러나면 이들을 형사입건한다는 방침이다.
경향신문 1월30일자
